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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의심과 추진력이 ‘촉’의 원동력, 냉철한 촉으로 불확실성 극복해야
객관적인 증거와 철저한 사유만이 올바른 선택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가끔은 순간적으로 이들의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촉’ 또한 생각지 못한 곤경에서 우리를 건져내주는 구명정이 된다. 특히 자신의 안위가 위협을 받는 절체절명의 순간 ‘촉’은 삶과 죽음을 가르는 경계로 작용하기도 한다.
“쿵! 하는 소리가 난 뒤 건물을 빠져나가야겠다고 생각했죠.” “자리를 지키라고 했지만 뭔가 심상치 않다는 걸 느꼈어요.” 각종 재난의 현장에서 구사일생한 사람들의 이같은 경험담은 ‘촉’ 또한 후회없는 선택을 하는데 필요한 요소라는 점을 말해준다.
남다른 촉을 발휘해 성공가도를 달리거나 자신의 생명을 보전할 수 있었던 이들의 공통점은 합리적 의심과 추진력이 있었다는 점이다. 다수의 의견을 맹신하지 않는 습관과 자신의 생각을 빠른 시간안에 행동으로 옮긴 추진력이야말로 남다른 ‘촉’의 원동력이었을터다. ‘촉’을 가능케 하는 합리적 의심은 평소 남다른 관찰력으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고 그로 인한 교훈을 체득한 사람에게서 우러나오는 것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많은 합격자들이 인터뷰를 하며 “왠지 느낌이 좋았다”라는 소감을 밝히는 것은 그래서인지도 모르겠다.
메르스 확산과 서울시 공무원 시험을 동시에 맞은 지난 6월 둘째주는 그야말로 혼돈의 카오스였다. 인재개발원 홈페이지는 시험연기를 요구하는 글들로 홍수를 이뤘고 대표전화는 수험생들의 항의가 빗발쳐 먹통이 되다시피할 정도였다. 주요 언론사의 ‘떡밥’성 기사에 수험가는 요동쳤고 ‘시험 강행’과 ‘연기’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느라 마무리 학습에 집중하지 못하는 응시자들도 많았다.
하지만 애당초부터 서울시 필기시험이 연기될 가능성은 거의 제로였다. 시험장과 인력이 이미 섭외된 상태에서 시험을 불과 며칠 앞두고 일정을 조정하는 것도 난관이지만, 2주 뒤 지방직 및 교육청 채용시험이 치러지는데다 일정변경을 원치 않는 수험생들 또한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랬다. 때로는 기자보다 더 날카로운 직관으로 시험 전망을 꿰뚫어보던 수험생들의 ‘촉’이 아쉬웠던 순간이었다.
물론, 예기치 못한 사태로 혼란을 겪어야 했던 수험생들 또한 메르스가 낳은 또 다른 피해자임엔 틀림없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팽배한 위기 상황에서는 여러 사람의 복잡한 계산보다 환한 비상등을 향해 뛰어가는 자신의 즉각적인 ‘촉’이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다.
유례없이 길고도 험했던 2015년 서울시 공무원 시험이 수험생들의 촉을 더욱 날카롭게 다듬어준 계기가 되었길 바란다.
< 출처 : 공무원저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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