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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자 칼럼] Give & Take 트위터
작성자	중앙공무원학원	작성일	2015-03-25	조회수	2150

인테리어에 관심 많은 기자가 최근 매일같이 ‘눈팅’하고 있는 홈페이지가 있다. 바로 가구공룡 ‘이케아’의 홈페이지다. 기자가 꽂힌 1인용 소파의 재고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불편함을 팝니다’라는 기업 슬로건답게, 이케아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산다는 것은 인스턴스 던전에서 희귀템을 얻는 일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개장 100일 만에 누적 방문객수가 22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가 많아 아침에 재고가 있어도 퇴근 후 달려가면 이미 품절 상태인 경우가 부지기수인데다, 재입고 시기도 정확히 알 수 없어 ‘언젠가는 있겠거니’라는 생각으로 발길을 돌려야 하는 탓이다.

조립과 배송의 불편함, 다소 불친절한 서비스에도 불구하고 이케아를 연호하는 것이 비단 기자 뿐만은 아니다. 매주 주말만 되면 불과 20여 년 전 국내를 휩쓸었던 ‘신토불이’라는 슬로건이 더 익숙해 보이는 50~60대부터 20~30대 청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구성된 구름 같은 인파가 이케아를 휩쓸고 지나간다. 그들에게 이케아가 만든 지도에서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됐다거나 한국만 ‘호갱’ 취급을 받는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국가’ 이전에 ‘나’부터 잘 먹고 잘 사는 게 중요하다는 인식이 보편화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우리의 것이 좋은 것이여’식의 애국심 마케팅을 내세운 국내 기업들은 여지없이 실적부진의 쓴 맛을 봐야했다.

어쩌면 ‘국가를 위해 헌신해봤자 득 되는 거 하나 없더라’라는 씁쓸한 교훈이야말로, 과거의 애국자들을 해외직구와 수입제품 구매의 길로 이끈 주범일지 모른다. 방만한 경영으로 외환위기 이후 도산 지경에 이른 기업을 금모으기로 되살려놓았더니, 국내 투자보다 해외 투자를 늘리고 ‘질소’와 ‘흉기’를 해외보다 비싸게 판매하며 소비자들의 뒤통수를 때렸으니 말이다. 내가 존재해야 국가도 있다는 깨달음은 쓰디쓴 과거의 경험으로부터 우러나온 계산인 셈이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공직 사회 또한 이 같은 시대의 변화로부터 자유롭진 않다. 정부의 입장에선 국민을 위해 무조건 헌신하는 공무원을 원하겠지만, 공무원 이전에 그들도 한 가정의 가장이자,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는 국민이다. 국민의 세금으로 녹을 먹는다 한들, 그것이 자신의 밥그릇까지 포기해가며 국가를 위해 무조건적으로 헌신해야하는 당위성을 제공해주진 못한다.

공무원연금마저 연금이라고 말하기 민망한 국민연금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어떤 공무원이 기를 쓰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어떤 유능한 인재가 합격을 위해 2년 동안 머리를 싸매고 공부하려 할까. 정부가 진정으로 공직 사회에 경쟁력 있는 인재가 많아지길 원한다면, 공무원들의 밥그릇부터 제대로 챙겨줘야 하는 이유다. 보상 없는 ‘애국심’을 요구하는 시대는 이미 갔다. 철저한 Give & Take. 공무원연금 개혁을 앞두고 정부가 다시금 상기해봐야 할 법칙이다.

< 출처 : 공무원저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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